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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를 하찮은 형이라 했는가.

 

 

 

 

 "요새 택운이형 귀엽지 않아요?"

 "그치? 하라면 다하고. 시키면 째려보긴 하는데, 무섭기보단 웃기고. 안 그래요, 학연이형?"

 "…그런가?"

 "왜요, 예전 같았으면 무시하거나 모른 척 했을 말들에 다 반응해주잖아요. 예전에 V앱에서 형이 안테나다! 이러면서 택운이형 머리카락 가리키니까 본인이 막 만지고. 형 손가락에 머리 대주고."

 "맞아! 그때 우리 운이 되게 귀엽긴 했어!"

 "거기다 맨날 저희들한테 장난치는데 본전도 못 찾고."

 "그래서 요즘 팬들 사이에 택운이형 하찮은 형 됐다고 난리잖아. LR활동 이후, 특히 더 예능이랑 애교 담당으로 자리 굳힌 거 같다고."

 

 키득키득 웃는 상혁의 말에 저도 그런 글 봤다며 맞장구치는 홍빈을 학연이 물끄러미 바라봤다. 말 없어서 제일 무서웠다던 정택운을 빙빙 돌리며 신나하는 크롱-이라 쓰고, 공룡이라 읽는다- 한상혁이나, 형이라는 건 알지만 매섭게 침 날리는 이홍빈.. 너희가 우리 운이를 하찮게 만들고 있는 거야!!! 라고, 학연은 거세게 한마디 해주고 싶은 마음에. 허나, 언제부터인가 빅스 내 포지션 중 유약함을 담당하고 있는 맏형라인 중 한 명인 현실. 저 포악한 공룡과 찌를 듯 각이 살아있는 그림을 이길 자신도, 가능성도 없었기에 학연은 연인의 억울함을 대변해주지 못한 채 그저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 *

 

 

 

 방으로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보고 있노라니, 우리 운이 진짜 좀 하찮아진 거 같다. 카리스마 그 자체였던 예전의 모습과는 다르게. 최근 들어 애들이랑 장난치다 힘 겨루는 상황이 되면 휘청거리거나 픽픽 쓰러지는 게 태반인걸 보면. 거기다 깜짝깜짝 잘 놀래는 개복치의 심장을 가진 택복치씨이기도하고…. 자신 만큼이나 울기도 엄청 잘 울지 않던가? 흠, 울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감정적으로 건강하다는 증거니까 하찮음과는 무관한 부분이니까 이건 기각.

 

 "…그나저나 생각하다보니, 운이 보고 싶다."

 

 사고의 시작이 무엇이 되었든 연인에 대한 사고의 흐름은 자연스레 애정으로 귀결되는 법. 택운을 보고픈 마음이 물씬 차오르자 학연은 그가 선물로 저 대신이라며 안겨줬던 커다란 토끼인형을 꽉 끌어안았다. 폭신한 솜뭉치를 안고 있노라니 보고 싶은 마음에 살짝 울적해진 마음이 달래지는 듯 했다. 활동 연차가 늘어갈 수록 서로 각자 스케줄이 많아져서 보기도 힘들고, 그만큼 둘만 있을 기회도 좀 체 생기지 않는 나날들. 나이도 좀 먹었겠다, 서로 피곤 할 테니 배려하는 마음에서 예전처럼 치대지 않았는데, -택운이 남들 앞에선 불편해하니까 줄인 것도 있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그런지 최근엔 택운이 학연의 치댐에 가만히 있는 정도를 넘어 본인이 치댈 정도. 그만큼 서로 함께 딱 붙어 있는 시간이 드물다는 증거였다. 무튼 일이 늘어나고, 자신들을 알아주고 기억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참 좋고 감사한 일이지만 이와 별개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건 역시나 쓸쓸한 일. 학연이 동그란 눈을 도록거리며 떠올려보니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낸 게 언제이었는지 기억도 잘 나질 않았다. 쓸쓸함이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낙엽마냥 켜켜이 쌓이고, 솜뭉치 덕에 달래졌다 생각했던 마음이 다시금 아주 많이 울적해질 것 같았다. 학연은 인형을 끌어안은 채 늘어져 있다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거실로 향했다. 

 

혼자 있으니까 이래! 애들한테 놀아 달래야지!

 

 

 

*

 

 

 

 "으앗, 하지마아아."

 "너네, 뭐하냐?"

 "아, 왔어요?"

 

 택운의 등장에 짧게 인사 겸 대답을 한 원식은 제가 하고 있던 일에 다시금 집중했다. 다른 이들은 인사할 겨를도 없는 듯 하고 있던 일에 집중하기에 바빴다. 택운은 저를 제외한 이들이 만들어낸 장면을 보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가, 예의 무표정한 얼굴로 겨우 원상 복구시켰다.

 

 택운이 보고 있는 장면은 이랬다. 원식이 학연을 제 다리 위에 눕히곤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집어넣어 도망가지 못하게 잡고 있었고, 상혁은 학연을 올라탄 자세로 그를 간지럽히고 있었다. 이걸 보며 홍빈은 재미있어 죽겠다며 배를 잡고 깔깔거리는 중. 다들 웃고 있는데, 택운은 눈앞의 광경에 전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그만하지?"

 "에에, 장난인데요. 뭘."

 

 잔뜩 날이 서려는 목소리를 겨우 무디게 만들어서 제지했건만, 상혁이 웃으면서 손을 까닥거리는데, 택운은 순간 화가 팍하고 치솟았다. 그 와중에 바라본 학연은 동생들에게 붙들려 자신이 왔는지도 모르고, 벗어나려고 몸을 바르작거리며 상기된 얼굴로 가쁜 숨을 토해내는데, 그 모습이 딱 19금 딱지가 붙을만한 내용들을 연상시키기 딱 좋은지라 택운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렇지만 장난이라 말하는 어린 동생들에게 화를 낼 수도 없어서, 택운은 애꿎은 아랫입술만 잘근잘근 괴롭히며 학연만을 주시했다.

 

 "…흐, 우나아아…."

 

 드디어 택운을 발견한 학연이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시선을 맞추더니 앓는 소리로 애타게 그를 불렀다. 딱 그 순간이었다. 택운은 학연을 올라타 있는 상혁을 뜯어내듯 들어 올려서 옆으로 내동댕이친 것은. 순식간에 학연을 끌어안고 있던 원식의 팔을 거칠게 풀어 밀쳐내고 학연을 안아든 택운은 거침없었다. 말리지는 않고, 리더인 형이 동생과 친구에게 과한 장난을 당하는 걸 구경만 일삼은 홍빈에겐 긴 다리로 옆구리를 공략해 간지러움에 자지러지게 하는 센스를 발휘하며.

 

 "…너희 학연이 붙들고, 한 번만 더 이런 식으로 놀아 봐. 가만 안 둘 줄 알아."

 

 택운에 의해 순식간에 바닥에 널브러지게 된 상혁과 원식, 그리고 홍빈은 으르렁거리는 택운의 날이 바짝 선 살벌한 목소리에 눈동자만 열심히 굴린 채, 더 납작하게 널브러져 있어야만했다. 학연을 품에 꼭 안아든 택운이 싸늘한 얼굴로 동생들을 내려다보다가, 이내 뒤 돌아 자신들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문이 닫히고, 달칵하고 문이 잠가지는 소리까지 숨죽이고 확인한 후에야 한꺼번에 터지듯 바쁘게 내쉬는 숨들.

 

 택운이 하찮은 형이 되었다 생각했건만…. 그것은 그저 그의 멤버들의 치댐과 귀찮음에 대한 새로운 대응법일지도 모른다고, 세 사람은 생각했다. 하찮다하기엔 눈빛은 물론이요,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는 너무도 위압적이었으니.

 

 "누가 택운이형 하찮은 형이래……."

 

 …오늘 인생 하직 하는 줄 알았네. 동생라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고요한 거실에 모기소리처럼 웅웅 거렸다.

 

 

 

 *

 

 

 

 "…운아."

 

 

 방에 들어와 침대에 저를 내려놓고 일어서서는 내내 등만 보이고 있는 택운의 눈치를 살피던 학연이 용기 내어 조심스레 그를 불렀다. 허나, 묵묵부답. 택운이 스킨십이 심한 장난을 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학연은 잔뜩 긴장해서 그 어떤 행동도 선뜻 취하지 못하고, 대답을 기다리며 그의 등만 하염없이 바라볼 뿐.

 

 "…자각이 없지, 넌."

 "응? 운아, 뭐라구?"

 

 작은 중얼거림. 택운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 학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택운이 드디어 목소리를 들려줬다는 사실에 화색이 돌아 낭낭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등 뒤에서 들리는 학연의 목소리에 거실에서의 상황과 비슷한 혹은 다른 의미로 또 한 번 택운의 속이 끓어올랐다. 삐딱하게 고개만 돌리니 동그란 눈동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그와 시선을 맞춰왔다. 그리곤 방긋 눈웃음. …하여간, 차여우. 눈치 없이 말간 얼굴 한 것치곤, 제 기분이 상한 건 어떻게는 알아채선 애교스런 눈웃음으로 화내지 말라고 선수를 쳐오니 말이다. 허나, 오늘은 그 걸론 부족할 듯싶었다. 여전히 끓고 있어서. 정택운이.

 

 "내가 그런 식으로 놀지 말랬지. 너 애들한테서 못 빠져 나온다고."

 "그건 상혁이랑 원식이가 같이 잡아서 그러지. 한명은 거뜬히 나온 다구! 나 힘세! 너도 알잖아, 나 힘센거!"

 

 '…하, 차학연. 아직 상황파악 안 되지?' 여전히 학연에게 등 돌리고 있는 상태에서 택운의 얼굴이 잠시 잔뜩 구겨졌다가 원상태로 돌아오며, 학연 쪽으로 완전히 몸을 돌렸다. 허나, 그렇게 돌아온 택운의 얼굴은 냉랭하기 그지없었다. 잘못했어. 다음부턴 그렇게 놀지 않을게.-가 모범 답안이었어, 차학연.

 

 "그럼, 밀어내 봐."

 

 아……. 오늘 따라 얘, 왜 이리 순식간이지. 분명 등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택운의 얼굴은 학연의 코앞에 있었다. 그리고 그의 등은 딱딱한 벽이 닿아 있었고, 택운의 양 팔에 갇힌 모양새가 되어있었다. 뚫어질 듯 응시하는 택운의 눈동자와 반대로 학연의 눈동자는 끊임없이 방황했다. 나 봐. 단호한 택운의 목소리에 방황을 끝낸 눈동자가 택운을 응시하고, 상황이 쉽게 끝날 리 없음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운, 운아, 왜 이래…. 비, 비켜 줘. 나 목 말라. 물 마시러 갈래."

 "힘세다며. 나 밀어내고 가봐."

 

 청개구리!! 비켜달라니까 오히려 더 벽 쪽으로 저를 더 밀어붙이는 택운을 향해 학연은 입술을 삐죽거렸다. 눈을 흘길까 했는데, 그렇게까지 하면 왠지 살아남지 못할 것 같아서 관두기로 했다. 운아아, 무섭게 왜 이래. 내가 널 어떻게 밀어내에에. 그래서 반항적인 방법은 다 제외하고, 최대한 평화적이고 애교스러운 방법으로 택운을 대하기로 했다.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기세로 자신을 보는 남자에게서 살아남기 위해서. 애처로운 눈빛을 택운에게로 잔뜩 쏟아내었지만 1도 소용이 없었다. 

 

 "안 비켜주면, 나 진짜 밀 거야!"

 "어."

 

 이 정도로 저자세로 굴었는데 너무 한 거 아니야? 그리구 내가 이렇게 사랑스럽게 웃고, 애교 부리는데도 본체 만 채 화를 안 풀어?! 라고 속으로 발끈해서는 진짜 밀거라고 톡 쏘아 붙이니 심드렁한 대답. 나도 성질 있다 이거야!! 입을 앙다물고는 학연은 택운의 어깨를 힘껏 밀었다. 넘어가랏, 정택운!!! 

 

 "어, 어…."

 

 …누, 누가 정택운이 하찮다고 했어. 속으로 그 말을 수십 번씩 중얼거리며, 학연의 얼굴은 당황으로 물들다 못해 절여지고 있었다. 근래에 살짝만 밀어도 픽픽 쓰러지고, 나뒹굴던 정택운이 어디 갔어? 하찮은 형, 정레오 어디갔냐구우우!! 학연이 다시금 온 힘을 다해 택운을 밀쳐 내어 봐도 그는 19톤 쇠붙이인 냥 꿈쩍도 하질 않았다. 처음엔 그저 당황스러웠는데, 꿈쩍도 않는 그를 보며 점점 두려워지는 건 왜일까…?

 

 "한명이면, 빠져 나올 수 있다며?"

 "그, 그게…. 으, 너, 왜 꿈쩍도 안해에…."

 "앞으로 그렇게 놀 거야, 안 놀 거야?"

 "…아니. 그게…. 애들도 재밌어하구우.. 가끔인데…."

 "반성의 기미가 없네."

 

 택운의 말에 학연이 싸한 느낌을 느끼자마자 웅크린 자세였던 학연의 두 다리사이로 택운의 다리 한쪽이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단단하고 뾰족한 무릎이 학연의 사타구니를 뭉글 이듯 자극하니, 학연이 놀라 두 눈을 크게 뜨며 순간 숨을 멈췄다가 뱉어내듯 내쉬었다. 택운은 이런 학연을 아무 말 없이 싸늘한 얼굴로 내려다보며 벽 쪽으로 그를 더 밀어붙이곤 노골적인 손길로 그의 몸을 쓸었고, 멈췄던 학연의 손이 당황해서 그 전보다 더 거세게 그를 밀어왔다. 그것도 잠시. 택운의 두 손이 그 밀어내던 두 손을 잡아채는 바람에 저항은 얼마가지 못했다.

 

 …흐읏, 운아…! 그, 그만..! 택운의 거친 행동에 놀라 눈물이 핑 돌았다. 젖은 눈으로 말해도 택운은 아랑곳없었으니까. 양 손으로 하나씩 쥐고 있던 학연의 손목을 한손에 그러쥐더니, 남은 손으로 학연의 헐렁한 상의를 순식간에 올렸다. 다 벗겨내지 않고 상의를 손목에 그대로 밀어올려 두니 묶인 것 마냥 움직임을 구속했다. 양팔은 잡힌 채 들어 올려져있고, 하반신은 꿈쩍도 못하게 택운의 무릎으로 유린당하며 바튼 숨만 내뱉는 상황. 학연은 평소와는 전혀 다른 택운의 모습에 너무 놀란 데다 무서워 더는 반항할 생각도 못하고 눈물만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흐, 무, 무서워."

 "…."

 "…운아, 나, 무, 무서워…. 흐흑…."

 

 바들바들 떨면서, 어느 순간부터 학연은 택운을 바라보지도 못하고 두 눈 질끈 감고 울고 있었다. 너무너무 무서워서. 자신을 동생들 품에서 구해내 끌어 안아주던 다정하고 듬직한 그가 아닌, 낯설고 거칠기만한 차가운 택운의 모습이. 

 

 "…당연히 무섭지. 무서운 거 알라고 한 건데."

 

 잘못한 걸 일러주듯 단호하지만, 차갑지 않은 목소리. 울고 있는 얼굴을 어루만져주는 따스하고 다정한 손길. 학연이 제가 알고 있던 택운의 모습들을 느끼곤, 천천히 눈을 뜨자 작게 미소 띤 택운의 얼굴이 보였다. 그가 잡고 있던 팔을 놔 주자마자, 학연은 묶인 팔 틈으로 택운의 얼굴을 집어넣어 그의 목을 끌어안고는 엉엉 울었다. 무서웠다고. 다시는 이런 장난으로 놀지 않겠다고. 스스로 모범답안을 말한 그가 기특해서는 꼭 끌어안아주고는 어정쩡한 자세의 학연이 힘들까봐 자세부터 고쳐주었다. 자신의 다리 위에 그를 편하게 앉혀주고는 어린아이 달래듯 꼭 끌어안고서, 등을 토닥토닥. …너, 그런 장난치면서 노는 거 싫어. 안 좋은 일 상상하게 되서. 사람 나쁜 맘먹는 거 한 순간인데, 그러다가 진짜 무서운 일 생길까봐. 네가 사람 좋아하고, 잘 따르니까 너도 모르는 사이에 나쁜 사람들이랑 엮일까봐 걱정 돼. 네가 원체 귀엽고 예뻐야지. 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주변이 문제야. 넌 무해하기 그지없는데 나쁜 맘먹고 다가가는. 혹시나 그런 사람들 때문에 네가 상처받은 일 생길까봐 진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니까. 너 내가 이런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어? 아, 진짜 적당히 사랑스러워야지. 조근 조근. 가끔은 투덜투덜. 그러면서도 등을 토닥거리는 손길은 한결같이 다정해서 학연은 살며시 미소 지었다. 해주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자신을 위한 걱정과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베어 나왔으니까.

 

 "…미안해. 걱정시켜서. 진짜 잘못 했어 운아."

 "아냐. 내가 더 미안해. …사실 따지고 보면 네가 미안해할 일은 아닌데 내가 너무 화가 나서 방법이 잘못 됐었어. 겁줘서 다시는 못 하게 하려고 하다니…. 정말 내가 미안해. 그런데 나 좀 충격이긴 하다. 나한테 붙잡힌 걸로 무서워서 울 줄은 몰랐거든. 애들한테 붙잡혀 있을 땐 아무렇지도 않아 하던 네가 나한텐 그러니까."

 "그건 내가 운이 좋아하니까 그렇지…. 운이가 나한테 차갑게 변했나 싶어서."

 "…내가 만진 게 싫은 건 아니고?"

 "운이가 만지는 게, 싫을 리가 없잖아. 평소와 전혀 다르게 무서운 얼굴로 나 보면서 막 싫다는데, 막 거칠게 계속 만지려고 하니까 좀 놀라서…. 운이는 항상 다정하게 나 만져주니까 더 놀랐던 거 같아. …음, 뒤로 가서는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늘 다정하니까."

 

 이제 진정이 됐는지, 야살스런 농담까지 섞어 말하며 쿡쿡거리는 학연의 양 뺨을 그러쥐며 그의 붉은 입술에 택운이 가볍게 쪽쪽쪽. 택운의 말캉한 입술이 닿은 촉감이 좋아서 발갛게 달아오른 입술을 오물오물. …운이랑 오랜만에 이렇게 딱 붙어있네. 좋다. 배시시 웃는 학연의 모습에 택운 또한 따라 웃었다.

 

 "진짜 미안. 너 무섭게 해서. 아, 손목 아프지?  다시 입…."

 "으응, 아냐. 이대로 있을래. 뭘 해도 너 계속 끌어안고 있을 수 있으니까, 좋아."

 "…못살겠다. 너 이렇게 예쁜 얼굴로 앙큼한 말하면, 지금 확 안아버리는 수가 있어."

 "안아주는 거 아니었어?"

 "……하여간, 차여지. 차여우."

 "애인이 정짐승씨인데, 내가 별 수 있나요."

 "너 오늘 진짜 각오해. 그 동안 참았던 거, 다 할 거야."

 "…에. 그, 그건."

 

 아…. 이놈의 입방정. 도망가고 싶은데, 손은 묶여있고 앉아있는 곳은 정택운 위이니…. 오늘 밤, 잠은 다 잤네. 망연자실한 학연의 얼굴이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택운에게 빤히 보였다. 

 

 "…하여간, 귀여워 죽겠어. 차학연."

 

 학연의 귓가에 택운이 꿀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제 말에 상기된 뺨이 그렇게나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택운이 야들 거리는 학연의 귓볼을 아프지 않게 잘근 거리며, 혀끝으로 귓바퀴를 핥아 올리자 파르르 떨며 제게로 안겨드는 마른 몸. …밤새 예뻐해 줄게, 연아. 택운의 목소리가 두 사람의 길고 긴 밤에 녹아내렸다.

 

 

 

 

+ +

 

 

 

 

 학연은 택운의 품안에서 녹아내려 흐느적거리며 끈적이는 밤 내내, 그가 여전히 카리스마가 건재하다 못해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는 남자임을 정신을 까무룩 잃을 때까지 몸소 실감해야만 했다.

 

 누가 정택운을 하찮은 형이라 했는가! 

 

 그리 말한 사람들 죄다 찾아가서 목당수 백번씩 날려줘야지. 실천 불가능한 생각을 하면서.

 

 

 

 

누가 그를 하찮은 형이라 했는가. Fin.

VIXX [리얼물] 정택운×차학연

 

 

 

 

 

 

 

누가 그를 하찮은 형이라 했는가. by. 익명
Salvatio by. D. 에르타
꽃잎놀이 by. 허브
사랑의 죽음 by. 춘몽
소년과 소년의 청춘 by. 청
Our Happy Ending by. 창문
힐링이 필요해 by. 징어
Nostalgia (노스텔지아) by. 이든
인어소년 by. 몽환의 오류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by. 멜렛
One Step Closer to Blossom by. 디어